유아 장애인식개선교육, ‘불쌍함’보다 함께하는 법 가르쳐야
【에이블뉴스 조주희 칼럼니스트】유아를 대상으로 한 장애인식개선교육에서 따뜻한 이야기와 감성적인 접근은 중요하다. 어린 유아에게 장애와 차별을 법률적 개념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 놀고, 서로 다른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해 보는 과정은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유아 대상 장애 공감 및 인권 감수성 교육에서도 이야기와 인형극 등을 활용해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공감과 감성만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애인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감정만 강조하다 보면 정작 장애인이 왜 사회에서 배제되고 차별받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놓칠 수 있다.
장애인식개선교육의 목적에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없애고,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권리를 보장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장애인식개선교육의 내용에서도 장애인의 인권과 차별, 접근성 등을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유아에게도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다만 어른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와서는 안 된다. “장애인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라는 문장을 반복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실제 상황을 통해 차별과 배제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친구들이 함께 놀이하는 장면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친구가 놀이 공간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친구가 불쌍하니까 도와주자”로 이야기를 끝내는 것과 “왜 이 친구는 함께 놀 수 없을까? 우리가 놀이 방법이나 공간을 바꾸면 함께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장애인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바라보게 할 수 있지만, 후자는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적 장벽과 사회적 배제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한다. 장애가 있는 친구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할 수 없도록 만들어진 환경과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식개선교육에서 감성적인 이야기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감성에서 출발하되 차별과 권리의 문제로 확장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친구가 안쓰럽다”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까”, “왜 어떤 친구는 참여하기 어려울까”, “우리 모두가 참여하려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유아 대상 콘텐츠라면 장애를 캐릭터의 눈에 띄는 특징으로 소비하거나 장애인을 특별히 불쌍하거나 감동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장애인의 일상과 놀이, 관계와 선택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그 과정에서 차별과 배제의 문제를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장애인식개선교육에서도 대상별·생애주기별 맞춤형 콘텐츠 개발과 실천 중심의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장애인식개선교육이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감정적 공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좋은 장애인식개선교육은 “장애인을 좋아하게 만드는 교육”만도, “장애와 차별을 설명하는 교육”만도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무엇이 장벽이 되고, 그 장벽을 어떻게 함께 없앨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공감은 출발점이다. 그러나 차별을 바라보고 함께 바꾸려는 생각까지 나아갈 때 비로소 장애인식개선교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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