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도 안전하게 진료받을 권리, 병원 안내 체계 개선 시급
- 기자명칼럼니스트 조현대
- 입력 2026.07.15 17:20
【에이블뉴스 조현대 칼럼니스트】병원은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지키는 공간이다. 동시에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환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와 정보 제공이 충분하지 않아 진료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응대 교육과 체계적인 안내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필자는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집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한밤중이었던 만큼 의료진의 안내와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응급실 간호사들은 침대로 이동하거나 화장실을 갈 때, 휠체어를 이용할 때 필요한 도움을 제공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환자에게 필요한 세부적인 설명과 의사소통은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수액을 투여할 때 어떤 약물이 들어가는지, 치료 과정에서 어떤 처치가 진행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환자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CT 검사 과정에서도 검사 목적과 사용되는 약물, 주의사항 등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필요했지만, 관련 설명을 듣기 어려웠다.
입원 이후에도 비슷한 어려움은 이어졌다. 병실 생활 중 화장실 이동이나 주변 환경 파악 등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안내 방법을 직원들이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고, 식사 시간에도 메뉴를 설명받거나 병원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받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었다.
특히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단과 메뉴, 담당 의사의 회진 일정, 치료 관련 안내 등은 시각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정보를 대부분 의료진이나 보호자, 지원인을 통해 전달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시각장애인도 있다.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한 시각장애인은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활동지원사와 함께 인근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검사 과정과 동의서 작성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입원 후에도 처방받은 약의 종류와 복용 목적,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의료진에게 여러 차례 확인해야 했다고 전했다.
병원은 장애인이 자주 이용하는 대표적인 의료 서비스 공간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경우 단순히 이동을 돕는 것뿐 아니라 검사와 치료 과정, 약물 처방, 병원 이용 절차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편의를 위한 배려를 넘어 환자의 안전과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다.
필자는 의료기관의 장애인 응대 교육이 단순한 인식개선 교육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본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 안내 방법과 의사소통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하며, 응급실과 병동에는 관련 안내 매뉴얼을 비치해 의료진이 일관된 기준에 따라 환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장애인 관련 단체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각장애인 안내 방법과 의사소통 예절을 담은 표준 안내자료를 마련하고, 의료진과 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병원 역시 점자, 음성, 전자문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 정보를 제공해 장애인이 보다 독립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료서비스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지원하는 의료환경은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라 환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기본이다. 의료기관의 장애인 응대 교육과 안내 체계가 개선된다면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환자가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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