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재검토, 권리 관점 고용·소득 보장 체계 필요”
- 이슬기 기자
- 입력 2026.07.14 11:15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최저임금 심의가 막바지에 이르렀으나,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된 장애인들은 이번에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5년간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된 장애인 근로자는 1만 명 수준이다. 특히 이 중 중증장애인이 약 98%, 발달장애인이 89%다. 이들의 월 평균 임금은 42만 719원이었으며, 1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는 170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약 70%는 50만 원 미만 구간에 분포돼 있다
14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장애인 노동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의 재검토 필요성과 방향성’보고서를 통해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의 운영 실태와 한계를 분석하고, 장애인의 노동권 보장과 소득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7조는 정신 또는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은 1986년 최저임금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법률상 최저임금 적용이 명시적으로 제외되는 유일한 대상이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제도가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도입 취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저임금과 차별을 지속시키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를 별도로 둔 이유는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장애인들의 근로 기회를 늘리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현재 제도의 목적 달성은 확실치 않은 반면 오히려 임금 격차가 극심해져 새로운 불평등을 낳고 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의 적용 제외 판단 기준과 임금 산정 기준 등의 문제와 더불어 지역·시설 유형별 임금 격차 등을 지적했다.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최저임금 제외 적용되는 장애인들의 소득을 보전하고 고용을 지원하는 추가적인 제도를 운영 중이다.
독일과 영국은 장애인 작업장과 같은 복지시설 종사 장애인의 경우 근로자성을 부정해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지만, 일반 노동시장에서는 최저임금을 예외 없이 적용하며 장애인에 대한 장애 수당·연금 등을 통해 소득을 보장하고 있다.
스웨덴은 중증 장애인을 위한 보호작업장을 정부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국영기업 삼할(Samhall AB)이 담당하고 있으며,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를 재검토하고, 장애인 고용·소득보장 체계를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법상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유지의 필요성을 재검토하는 한편, 근로사업장과 보호작업장의 기능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작업능력평가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장애 특성과 노동능력에 맞는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근로사업장에는 최저임금을 전면 적용하고, 보호작업장은 기능과 역할을 고려해 사회보장 차원의 적정한 사회복지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임금 차액을 보전하는 제주도, 보충 수당을 별도로 지급하는 서울 동작구,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는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등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장애인 고용지원금 확대 △직업재활시설 판로 지원 △보충 급여 등 장애인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지역 간 격차 완화와 국가 주도의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확충과 같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국회입법조사처는 제도 폐지에 따른 부정적 영향보다 현행 제도 유지로 인한 저임금과 소득보장 공백 등 구조적 문제가 더 크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현행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자가 대부분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근무하고 있으므로, 제도를 폐지해도 일반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장애인의 노동은 생산성만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사회참여와 자존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 등 노동 참여를 통해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 개선은 단순한 제도 폐지가 아니라 장애인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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