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명 중 2명이 장애인”…의무고용률 24배 넘긴 일본 공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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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명 중 2명이 장애인”…의무고용률 24배 넘긴 일본 공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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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장애인 의무고용률 2.7% 시대
교토 남부 오므론타이요 공장 르포
일본 교토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 모습. [오므론교토타이요]사진 확대

 일본 교토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 모습. [오므론교토타이요]

최근 방문한 일본 교토시 남부의 한 공장.

생산라인 위로 광전센서와 타이머, 제어기기 부품들이 쉴 새 없이 흘러간다. 직원들은 납땜과 조립, 검사를 반복하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전형적인 일본 제조업 공장 풍경이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다 보면 금세 다른 점이 눈에 들어온다. 휠체어를 탄 직원도 일할 수 있도록 작업대 높이가 낮고, 손의 움직임이 불편한 작업자는 자신에게 맞게 개조된 전용 공구를 사용한다. 일부 직원은 관리자와 대화 대신 태블릿PC 화면에 글을 입력하며 소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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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일본 교토시에 있는 오므론의 특례자회사인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종업원 180명 가운데 장애인이 117명으로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곳이다.

일본 교토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에서 손가락 기능에 장애가 있는 작업자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정상인과 동등한 품질·생산성으로 부품 포장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교토 이승훈 특파원]사진 확대

 일본 교토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에서 손가락 기능에 장애가 있는 작업자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정상인과 동등한 품질·생산성으로 부품 포장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교토 이승훈 특파원]

일본 정부는 올 7월부터 민간기업의 장애인 법정 고용률을 기존 2.5%에서 2.7%로 올렸다. 적용 대상 사업장 규모도 기존 40명 이상에서 37.5명으로 확대했다. 불과 2년 만의 기준 강화다.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일본 정부가 장애인 고용을 더 이상 복지 차원이 아니라 경제 활동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을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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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입구 벽면에는 오므론 창업자인 다테이시 가즈마가 1959년 만든 기업이념인 ‘우리들의 활동으로 우리들의 생활을 향상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듭시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장을 안내한 나가에 유타카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사장(취재 당시 기준)은 이 이념의 핵심을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정리했다.

오므론교토타이요 공장 벽면에 걸린 창업자 다테이시 가즈마와 사회복지법인 ‘태양의 집’ 설립자 나카무라 유타가 박사 사진과 기업 이념과 역사 모습. [교토 이승훈 특파원]사진 확대

 오므론교토타이요 공장 벽면에 걸린 창업자 다테이시 가즈마와 사회복지법인 ‘태양의 집’ 설립자 나카무라 유타가 박사 사진과 기업 이념과 역사 모습. [교토 이승훈 특파원]

오므론과 장애인 고용의 인연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이타현 벳푸시의 사회복지법인 ‘태양의 집’을 설립한 나카무라 유타카 박사는 장애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당시 다테이시전기(현 오므론) 창업자 다테이시 가즈마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다테이시는 단순히 일감을 주는 것을 넘어, 이들이 주체가 되어 일을 하고 수익도 내는 전용공장을 만드는데 이르렀다. 1972년에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현 벳푸에 오므론타이요를 설립했고, 이후 1985년 교토에도 오므론타이요교토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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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중심이 되어 일하는 공장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파격적인 시도였다. 일본 사회에서도 장애인은 보호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므론은 장애인에게 ‘동정’ 대신 ‘기회’의 손을 내밀었다.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에서 판단 작업이 서투른 작업자가 광 가이드를 이용한 작업 지원과 오입력 감지 기능을 활용해 혼란 없이 올바른 부속품을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포장하고 있는 모습. [교토 이승훈 특파원]사진 확대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에서 판단 작업이 서투른 작업자가 광 가이드를 이용한 작업 지원과 오입력 감지 기능을 활용해 혼란 없이 올바른 부속품을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포장하고 있는 모습. [교토 이승훈 특파원]

공장 내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장애인을 위한 ‘보이지 않는 배려’였다. 낮은 작업대는 기본이고 일반 공장이라면 6대면 충분한 작업 보조 장비를 이곳에서는 11대나 운영하고 있었다. 각각의 조작방식도 직원 특성에 맞게 모두 다르다.

보통 일반 기업은 업무를 정한 뒤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 반면 오므론교토타이요는 반대다. 먼저 사람을 이해한 뒤, 그 사람의 강점을 살려 업무를 설계해 능력을 최대한 끌어낸다. 나가에 사장은 이를 ‘사람에게 업무를 맞춘다’는 말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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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이 공장은 약 1500종에 달하는 오므론 제품을 생산하는 다품종소량생산 공장으로 성장했다. 또 사람에 맞춘 보조 장비는 외주 업체가 아니라 공장 내부의 생산기술팀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다.

현재 나가에 사장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정신장애자·발달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일본의 장애인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의 평균 근속 연수는 다른 장애 유형보다 짧다. 기업이 요구하는 협동심과 리더십이 대면 의사소통 중심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정신장애와 발달장애에 관한 기초 지식을 배우는 교육을 실시해 직원 간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있다. 또한 웹 기반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SPIS’도 활용중이다.

이를 통해 대화가 어려운 발달장애인들도 매일 자신의 상태를 글로 기록한다. 관리자는 이를 읽고 피드백을 남긴다. 대면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고민도 글로는 쉽게 털어놓을 수 있다.

오므론교토타이요가 다른 장애인 고용 모델과 가장 다른 부분은 장애인을 특별대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을 할 수 있는 배려는 충분히 하지만 성장을 요구하는 기준은 낮추지 않는다.

나가에 유타카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사장(취재 당시 기준). [교토 이승훈 특파원]사진 확대

 나가에 유타카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사장(취재 당시 기준). [교토 이승훈 특파원]

나가에 사장은 “배려와 방치는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려를 핑계로 지도를 게을리한다면 장애인의 성장 기회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기업은 장애인을 온전한 한 사람의 일꾼으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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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 비중이 높은 공장이라고 해서 생산랑이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공장의 불량률은 오므론의 다른 공장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40년 넘게 장애인 중심으로 제조현장을 운영하면서, 문제 발생 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하는 문화가 축적된 결과다.

현재 생산 품목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44%를 차지하는 광전센서다. 이어서 제어기기가 32%, 타이머 10%, 건강기기 5% 등이다.

나가에 사장은 “우리는 장애인 지원시설이 아니라 이익을 내면서 성장하고 있는 엄연한 제조업 공장”이라며 “품질 확보와 납기 준수, 생산성 개선 등은 일반 공장과 똑같이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1985년 설립된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전경 [교토 이승훈 특파원]사진 확대

 1985년 설립된 오므론교토타이요공장 전경 [교토 이승훈 특파원]

오므론교토타이요는 40년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공장 밖으로 확산하고 있다. 공장견학을 적극 받아들이고 장애인 고용에 대한 지식을 국내외에 알리는 것이다. 또 최근에 오므론은 발달장애인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채용하는 그룹 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장애인 고용 경험을 그룹 전체에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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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에 사장은 “장애인이 일하기 좋은 직장은 결국 누구나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며 “중요한 것은 몇 명을 채용했는지가 아니라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활약하게 하는지가 진정한 장애인 고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쌓아온 노하우를 전세계에 확산시켜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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