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혼자 이용 위험" 수영강습 거부한 업체 상대로 법정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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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혼자 이용 위험" 수영강습 거부한 업체 상대로 법정싸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이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각장애인의 수영장 강습 이용을 거부한 민간체육시설 업체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유튜브 캡쳐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이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각장애인의 수영장 강습 이용을 거부한 민간체육시설 업체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위험하다" "가려받을 권리"시각장애인 수영장 강제 환불

장추련에 따르면, 중증 시각장애인 A씨는 민간체육시설 수영장에서 수영강습을 등록해 당일 1시간동안 수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영장 측이 장애를 이유로 이용 거부 및 환불을 강요했다. 

수영장을 등록하며 자신이 시각장애인임을 알린 A씨는 강습반 등록 및 수강료 결제를 마친 뒤, 탈의실에서 지정받은 사물함에 점자가 없어 직원에게 위치를 물어봤다. 이에 직원은 도움 요청을 무시한 채 프런트에 있는 직원에게 전화해 '눈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수영을 한다는 말이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영장 매니저는 A씨에게 시각장애인이 혼자 수영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A씨는 보조기기인 케인과 청각 정보 등을 활용해 시설 내 이동이 가능함을 보여주자, 그제야 매니저는 당사자의 독립적인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후 수영장 이용을 허가했다. 1시간여의 그룹 수영강습 시에도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돌연 강습 종료 이후 수영장 측은 향후 수영장 이용이 불가능하며 이미 등록한 강습도 환불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 이유로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그룹 강습에서 다른 회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강사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정상적인 수업 진행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A씨는 필요하다면 안전사고와 관련한 확인서를 작성하고, 다른 회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면 직접 설명해 동의까지 받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도 수영장 측은 "민간 수영장은 이용자를 가려 받을 권리가 있다"며 공공수영장을 이용하라고 통보한 뒤 수강료를 강제로 환불했다.

"명백한 차별행위" 업체 상대로 차별구제청구소송

장추련 등은 이 사건을 두고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체육활동 참여를 제한한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A씨는 다른 회원들과 함께 그룹 수영강습을 무리 없이 수강했으며, 그 과정에서 안전사고도 없었다.

'안전 문제'를 우려한 수영장 측의 주장은 당사자의 실제 능력이나 이용 가능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은 혼자 수영장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추상적인 편견에 기초한 것으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체육시설을 이용할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며 이 소송의 취지를 밝혔다.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체육시설 운영자가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의 체육활동 참여를 제한·배제·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당사자 A씨는 "저는 다치는 게 가장 싫은 사람이다. 시설에서 제 안전을 걱정하는 것 이상으로 제 스스로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안전하지 않은 운동이라면 무료 이용이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화가 나는 지점은 안전상의 이유로 시설 관계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왜 위험한지 설명을 해주지 않거나 이유를 이야기해도 제가 대안을 제시하면 추가적인 피드백이 없다는 점이다. 납득 가능한 근거 없이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소비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듣기 좋게 포장한 차별이며 장애인을 소비자로 대하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시각장애인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지 팔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아니다. 시각장애인 중에도 눈이 보이는 정도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장애인이라는 딱지로 사람을 일반화할 수 없다"면서 "이번 소송은 사람을 가려 받겠다는 잘못된 인식을 법으로 바로 잡고 또 다른 시각장애인들이 부당한 장벽이 놓이지 않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박김영희 장추련 상임대표도 "개별적으로 싸울 게 아니라 법원으로부터 명확하게 시각장애가 있는 장애인도 분명한 고객으로 정당한 권리를 갖고 수영장을 이용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분명한 판결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소송을 진행한다"면서 "이 문제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문제다.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스포츠에 참여하고 수영장에서 거부당하지 않고 장애로 인해 차별당하지 않는 세상을 향한 법원의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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