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들, 참정권 요구하며 이재명 대통령 만나
사전 투표하러 온 이 대통령 만난 발달장애인들
새벽 6시부터 투표장 앞에서 현수막과 편지 들고 기다려
이 대통령, 그림투표 보조용구 “하면 되는데 왜 안하나”
저희 피플퍼스트는 2015년부터 참정권 운동을 해왔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정치에 참여할 권리는 너무 먼 이야기니, 투표 권리라도 갖고 싶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기자회견, 선관위 면담, 공직선거법을 바꾸기 위한 개정 활동, 언론인터뷰, 공익소송 등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왔지만, 바뀐 것은 별로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님께서는 대통령에 당선되시고 국민 주권을 내세우셨습니다. 모든 국민이 주권을 가지려면 가장 아래에서부터 위까지 같은 조건에서 같은 국민으로 살아야 대통령님이 원하시는 ‘국민 주권 정부’가 될 것 같습니다. 근데 그 안에 발달장애인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발달장애인에 대한 권리는 늘 부모님과 선생님, 사회복지사가 대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대신해 주는 요구가 발달장애인이 원하는 것과 같을 순 없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한 편지 중 -
발달장애인들의 투표할 권리를 요구해 온 한국피플퍼스트 활동가들이 사전 투표장에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요구를 담은 편지를 전했다.
29일 오전 6시, 한국피플퍼스트의 발달장애인 활동가들은 이 대통령의 사전 투표가 예정된 삼청동 주민센터 앞에 모였다. 그리고 “투표는 권리다!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주민센터 앞에서 약 6시간 동안 이 대통령을 기다렸다.
12시 10분경, 사전 투표를 위해 이 대통령이 영부인 김혜경 씨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수행 속에 삼청동 주민센터 앞에 나타났다. 활동가들 앞에서 걸음을 멈춘 이 대통령은 발달장애인 활동가들이 쓴 편지를 전달받고, 활동가들과 1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한국피플퍼스트는 발달장애인도 후보자 정보나 공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운 선거 자료’를 제작하고, 이름으로 후보자를 구분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위해 ‘그림투표 보조용구’를 모든 투표소에 비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투표의 전반적인 과정을 어려워하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투표 보조인 제도도 요구 중이다.
피플퍼스트 활동가들이 이 대통령에게 그림투표 보조용구를 보여주며 “발달장애인뿐 아니라 글을 모르거나 읽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자, 이 대통령은 수행원에게 “하면 되는데, 왜 안 하는 것이냐”며 “점자는 해주는데 (그림투표 보조용구를) 해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왜 안 되는지 보고해 달라”라고 답했다.
하지만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 전국 어디서나 미리 투표할 수 있는 사전 투표제도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사전 투표를 하면 (모든 투표소에) 전국의 모든 후보 용지를 다 만들어야 하거든요. 본 투표만 하면 안 될까요?”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활동가들은 “단계적으로 시작이라도, 일단 시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성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검토를 좀 해볼게요. 확답은 못하겠는데…”라고 답하며 대화는 마무리됐다.
이번 만남에 대해 박경인 한국피플퍼스트 대표는 “이 대통령이 우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질문도 많이 해줘서 좋았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