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방치 시 보행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시기 중요

평소 허리가 뻐근하던 70대 여성 이모 씨는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 여겼다. 처음에는 시장을 다녀오거나 집안일을 한 뒤 허리가 묵직한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으로 당기는 통증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5분만 걸어도 종아리가 아프고 발끝까지 저려 잠시 앉아 쉬어야 다시 걸을 수 있었다. 결국 보행 불편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정밀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안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나 신경가지가 빠져나가는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5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며,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 척추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고 관절이 비대해지며, 디스크 역시 탄력을 잃고 돌출되기 쉬워진다. 이러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점차 좁아지고,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허벅지·종아리·발바닥까지 이어지는 저림과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래 걷기 어렵다는 점이다. 허리디스크가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한쪽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걸을수록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져 자주 멈춰 서게 되는 양상이 흔하다. 잠시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는 허리를 숙였을 때 일시적으로 신경 통로가 넓어지면서 압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허리 통증이나 다리 피로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협착이 진행되면 보행 거리가 점차 짧아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신경 압박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마비 증상이나 배뇨·배변 기능 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층은 무릎관절염, 하지정맥류, 말초혈관질환 등과 증상이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큰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 방법이 검토되기도 한다.
추간공확장술은 이러한 비수술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 주변의 유착과 염증 등을 정리해 신경 압박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된다. 다만 적용 여부와 치료 방법은 협착의 위치와 정도, 동반 질환, 신경 손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리 저림, 보행장애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신경 압박 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간공확장술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주변의 유착과 염증을 줄여 압박을 완화하는 치료로, 수술 부담이 큰 고령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술이나 치료 이후에도 생활 관리는 중요하다.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행동 역시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면 평지 걷기와 가벼운 스트레칭, 허리와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척추 안정성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미 다리 저림이나 보행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무리한 운동보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상태에 맞는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척추관협착증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의료계에서는 허리 통증뿐 아니라 걸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일정 거리 이상 걷기 어려운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이뤄질 경우 증상 악화 예방과 일상생활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출처 : E동아(https://edu.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