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무장애관광에서 ‘진짜 무장애’를 질문하다
- 칼럼니스트 권명길
- 입력 2026.07.13 17:17
- 수정 2026.07.13 17:18

울산 무장애관광 차량. ©권명길
【에이블뉴스 권명길 칼럼니스트】첫 전화를 걸며 마주한 ‘제도와 규격’의 벽
울산에 무장애관광 차량 운행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당장이라도 예약해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함께 활동 중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회원들과 정보를 공유했다. 일반석 7석에 휠체어석 2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혹시 전동휠체어도 탈 수 있는지 울산관광협회에 전화해서 물었다. 다행히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크기’였다. 차량 안에 탑승할 수 있는 사이즈는 폭 80cm, 길이 120cm 이하로 제한되었다. 고박장치를 사용할 수 없는 전동스쿠터는 탑승이 아예 불가하다는 안내가 돌아왔다. 이번 일정을 함께 기획한 동료 중 2명이 전동스쿠터 이용자였다.
결과적으로 전동휠체어 이용자 3명과 걸을 수 있는 동료 1명이 차량 두 대에 나누어 탔다. 1호 차량에는 휠체어 이용자 1명이, 2호 차량에는 휠체어 이용자 2명이 탑승했다. 쏠라티 차량에 몸을 싣고 나서야 왜 그렇게 탑승 전에 전동휠체어의 규격을 여러 번 확인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타 지역에서 운행 중인 같은 차종과 비교했을 때, 울산의 차량은 일반 좌석 수가 유독 많았다. 최대한 많은 비휠체어석을 확보하려다 보니 정작 휠체어석의 여유 폭이 좁아진 구조였다.
혼자 탑승한 나는 오르내리는 데 큰 불편이 없었으나, 2명이 탑승한 2호차의 하차 모습은 사뭇 달랐다. 전동휠체어를 차량 뒷바퀴 위치에 나란히 고정하고 기사님이 고정장치를 채웠다가 풀어야 하는데, 손을 뻗고 움직일 공간이 너무나 협소해 보였다. 비장애인 좌석을 늘려 ‘최대 승차 효율’을 맞추려 한 선택이, 정작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좁고 답답한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목적지에 도착한 우리는 반구대암각화로 가는 길을 함께 걸었다. 전동스쿠터를 타지 못한 동료는 다른 이들과 걸음 속도가 맞지 않는다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다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싶었던 나의 바람과 달리, 동료는 도저히 더는 못 걷겠다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과연 장애 당사자의 특성을 제대로 고려한 것이 맞을까. 만약 처음부터 전동스쿠터도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차량 내부 공간을 넓게 설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울산에서 다 함께 첫발을 떼었다는 사실 자체는 무척 고맙고 의미 있는 변화다. 하지만 휠체어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누군가는 배제되는 여행이라면, 이를 완전한 ‘무장애’라 부르기는 어렵다. 보조기기의 종류와 상관없이 이동을 원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여행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무장애관광’의 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닐까? 운행을 시작한 울산 무장애관광 차량이 앞으로는 더 넓은 포용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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